‘출마하니 찍으시오’
다소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소위 ‘전략공천’이라고 해서 지역연고도 없는 인사들을 장기판 졸처럼 이리저리 옮기는가 하면 심지어 자기 지역구에 누가 출마했는지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묻지 마 투표’는 그래서 생겨납니다. 유권자는 인물도 정책도 점검할 시간이 없고, 누구인지 모르고 정당을 보고 투표하게 됩니다. ‘묻지 마 투표’는 ‘정치 불신’을 넘어 ‘정치 외면’을 가져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이를 가져오는 정당에 있지만, 그렇다고 유권자들이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출마하니 찍으라’라는 무책임한 당리당략에 맞불을 지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낙선’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묻지 마 투표’는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킵니다. 낙하산을 내려보내도 당을 보고 찍어 주니 정치인들은 백성을 ‘하늘’로 섬기지 않습니다. 단지 ‘찍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유권자가 요구하는 기준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원하고, 주민 위에 군림하기보다 주민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합니다.
정치인과 유권자의 소통 공간 ‘어셈블로그’
유권자의 기대와 ‘묻지 마 투표’는 여기서 충돌합니다. 유권자는 벽 높은 정치인과 소통할 방법을 모르고, 정치신인은 유권자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릅니다. 정치인이 중대결심을 했을 때,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고, 그 덕분에 정치인은 지지받아야 합니다. ‘어셈블로그’ 탄생의 배경은 이러한 두 가지 부조화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출발했습니다. 정치인과 유권자의 자유로운 소통 공간이 ‘어셈블로그’를 통해 열렸으면 합니다.
물론 소통의 장애를 가져오는 요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봉화를 올려 비상사태를 중앙에 전하고, 파발을 띄워 공문서를 지방에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했던 조선시대에는 ‘거리’와 ‘운송수단’이 소통의 장애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에는 ‘의도된’ 여론공작이 소통의 장애로 등장합니다. 모 정당에서는 댓글 알바를 고용해 선거에 이용하기도 하고, 모 기업에서는 정규직이 댓글만 단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소통에 장애를 가져 오는 요소는 이 외에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소통이 막혀서는 안 될 일입니다. 정치가 짜증 나는 것은 솔직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하늘만 쳐다볼 수는 없습니다. 유권자는 유권자의 권한이 있고, 정치인은 그 나름의 책임이 있습니다. ‘어셈블로그’는 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전산장이가 만든 정치참여의 장 ‘어셈블로그’
‘어셈블로그’는 평범한 전산장이들의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거창하게 ‘시대의 양심’까지는 아니더라도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확인하고, 적어도 우리 기술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그것이 ‘어셈블로그’가 될 것입니다. 만약 또 다른 형태의 정치소통공간을 만들 수 있다면, 혹은 그런 기술이 개발된다면 어셈블로그는 그곳으로 진화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것에서 대안을 찾는 일 역시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 ‘어셈블로그’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렵고 복잡한 정치가 아닌, 투명하고 재미있는 정치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예비유권자에게 ‘정치’가 ‘불신’의 대상이 아닌, ‘참여의 대상’이 될 수 있게끔 하여 가는 것이 전산장이들이 할 수 있는 ‘소극적 정치참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들이 이 땅에 뿌리내릴 시점이면, 말 그대로 정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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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정치무관심을 키우는 정치인과 언론
Tracked from 금빛... 세상 바라보기 2008/03/25 16:55 삭제항상 선거 때만 오면 우리는 우리나라의 정치가 참 어지럽고 어수선하고 보기에도 정내미 떨어지는 정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와 다른 말이 나오고 이쪽에 있던 정치인이 저쪽에 가고 어제는 이렇게 말했던 정치인이 시간이 흐르면 다른말을 하고 워낙 잦은 변동으로 철새정치인의 낙인을 줄 수 밖에 없는 정치 현실에 등을 돌리고만 싶게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물론 평소 국회에서 벌어지는 안건에 대한 의결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마찬가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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